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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1

너무 추워서 에어컨을 끄고 또 더워서 켜길 반복하니 어느새 아침이다. 밤새 추위와 더위에 뒤척인 탓인지 몸이 개운하질 않았다. 감기기운 때문에 의식마저 몽롱해진 기분이다. 세면대에 물을 받아서 간단하게 샤워를 마친 뒤 가볍게 산책을 했다. 인도에서 웬만한 동물은 다 보지 않았을까? 하지만 내 눈앞을 지나가는 멧돼지 무리를 보고서 생각이 달라졌다. 검은 멧돼지들이 나란히 줄을 서서 지나가는가 하면, 건너편에선 뭘 찾는지 아예 쓰레기더미에 코를 박고 몰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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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5

아침에 일어났을 때 한기가 느껴졌다. 밤새도록 틀어놓은 에어컨의 냉기로 몸은 이미 얼어붙어 있었다. 식욕도 떨어져 아침식사로 토마토 수프만 몇 숟갈 떠 먹었다. 콧물이 나오고 기침이 심해져 본능적으로 한국에서 가져온 감기약을 챙겨먹었다. 여행을 하면서 가장 원치않는 일이 바로 몸이 아픈 일이다. 스스로 몸을 챙기기도 서글프지만 그보다 여행이 아픔의 시간으로 대체되는 것만큼 억울한 일도 없을테다. 지금보다 더 상태가 안 좋아지면 어떡하나 불안해졌다. 며칠 남지 않은 여행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라도 아픔을 온몸으로 거부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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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3

초인종 소리에 잠에서 깼다. 문을 열어보니 비사카(산디의 여동생)가 서있었다. "이거 별거 아닌데 수지한테 잘 어울릴 거 같아서." 나에게 옷을 선물하고 싶다며 하얀 원피스 한 벌을 내밀었다. 인도 여자들이 입는 일상복인데 자기가 입기엔 작다고 한다. 사실 체격으로는 비사카가 나보다 훨씬 더 말랐는데 내가 입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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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1

"내일은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바쁠테니까 푹 자두는 게 좋을 거야." 어제 저녁 쿠루티가 헤어지면서 우리에게 해준 말이다. 인도 결혼식은 며칠에 걸쳐 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내 예상보다 더 긴 시간이 소요될 것 같은 예감이다. 하루 종일 어떻게 결혼식을 한다는거지? 아무리 상상해보아도 알 수 없는 호기심만 커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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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0

자이푸르 (Jaipur)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만에 아마다바드 (Ahmadabad)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장을 빠져나오자 예비신부 쿠루티가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아마다바드에 온 것을 환영해. 여기까지 와줘서 정말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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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30

오전 9시 아마다바드(Ahmedabad)행 비행기. 수시는 오전 6시 30분까지 숙소 앞으로 오기로 했다. 약속시간 10분 전부터 내려가서 기다렸던 안토니는 5분이 지나자 짜증을 부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났는데 왜 오지 않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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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9

"오 마이 갓…." 내가 숙소에서 나오자마자 내뱉은 말이다. 후텁지근한 공기는 내 몸을 휘감으며 찝찝한 열기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른 아침인데도 정수리에서 연기가 피어오를 듯한 직사광선이 내리쬔다. 평소 5분도 버티기 힘들었던 불가마 입구에 들어선 느낌. 강렬한 태양은 모든 것을 다 태워 소멸시킬 듯했다. "오늘은 나만 믿고 따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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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8

'쿵쿵쿵쿵' 문 두드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서 일어났다. "저기 예약하신 택시가 기다리고 있어요." 새벽 5시에 맞춰놓은 알람 소리를 듣지 못했나 보다. 호스트가 찾아온 걸 보아하니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난 듯했다. 오전 8시 자이푸르(Jaipur)행 비행기를 타야 했던 우리는 가방에 세면도구와 옷가지들을 쑤셔 넣으며 정신없이 숙소를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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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6

아침에 일어나서 옷 색상을 고민하다 가장 편한 옷을 골라 집었다. 사진을 생각한다면 예쁘게 입고 싶었지만, 날씨와 이동 시간을 고려해보니 절로 소재와 활동성을 택하게 된다. 연중 최고로 더운 5월의 인도 폭염에 대비하는 정신력까지 함께 장착했다. 그렇게 타지마할 행 채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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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3

분명 어제 잠들기 전까진 피곤했는데 일찍 눈이 떠진다. 그래도 선명하게 소파 자국이 얼굴에 묻어난 걸 보아 하니 잠은 푹 잘잤나 보네. 곤히 자고 있는 두 사람이 깰까 봐 화장실 문을 슬그머니 열었다. 처음에는 들어가기도 겁이 났던 곳이지만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물을 받아서 샤워도 하고 양치를 마쳤다.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이 더 친숙해진 느낌이다. 생각해 보면 공간이든 사람이든 어느 것과 가까워지는 데 꼭 시간이 비례하진 않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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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7

아침에 일어나보니 웬 서양 여자 한 명이 내 옆에서 자고 있다. "엥, 뭐지? 누구지? 왜 여기서 자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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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4

"상하이 도착했을 때 중국 출입국 신고서를 작성했지 뭐예요. 실패해버렸네요." 여행이 처음이라 무조건 신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줄 알고 종이를 들고 왔다고 한다. 다이어리에 출입국 신고서를 붙이며 '나의 첫 번째 실패'라고 써 붙이는 유키는 새로운 세계 속에서 마냥 두근거리고 있었다. 여행은 이렇다. 실패마저도 특별하게 기억되는 마법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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